Cute Spinning Flower Black

Riche kriemhild


 

ⓒ 프링글스

프로필
이름 레이 (零) / 리체 크림힐트 (Riche kriemhild)
나이 불명
생일 불명
탄생화 불명
신장 158 cm
체중 54 kg
혈액형 B형
좋아하는 것 츠네모리 레이 (常守 零)
싫어하는 것 불명
좌우명 어떻게든 살아가야 해 (どうにか生きなければならない)
능력명 시초 (始初 : はじまり)

 
 

1. 개요


문호 스트레이 독스의 가상 창작 캐릭터.

 
모든 이들은 글을 써 보기 마련이지만 앳된 손으로 써내려간 글은 결국 추억으로만 남게 된다. 오래 전에 쓴 글이 아류작으로만 보여서 쓰레기통에 던져 넣거나, 쓸모도 없는 종잇자락으로 보인다는 연유로 찢어서 버리거나. 또는 기억에도 잊혀져서는 영영 빛을 보지 못한 채 어딘가에 처박혀지는 말로를 겪는다.
 
처음 태어난 단어와 문장, 그리고 구절. 이어진 문단들은 결국 버려지게 되면서 기억에서도 잊혀지는 현실은 퍽 애탄스럽기 마련이다. 리체 크림힐트와 그의 이능력은 이에 대응하는 「버려진 생애의 첫 글」을 주 모티브로 따오게 된 셈이다. 더불어 서사와 깊게 관여되는 츠네모리 레이는 「처음 써내려간 글을 온전하게 보관한 사람」에 대응하게 되면서 리체의 방황하던 삶에 있어 이정표 역할을 다하게 된다. 
 
이능력을 사용하게 되면 해당 인물을 없애버리게 되는데, 이 부분은 문호 스트레이 독스의 작품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 해당 작품의 등장 인물들은 원 문호를 모티브로 삼은 것이 아닌, 원 문호의 작품 내에서 캐릭터 요소를 다수 따왔다는 해석을 강하게 미는 편이다. 그렇기에 이능력을 사용하게 되면 작품을 지워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로 기억을 비롯하여 세상에서 지워지게 되는 것. 하지만 앞서 서술한 것처럼 네거티브의 포지션을 지닌 리체 크림힐트에게 포지티브 포지션인 츠네모리 레이와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모종의 사건 이후로 레이가 소멸할 즈음에는 소유한 이능력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2. 특징


굵은 웨이브가 허벅지까지 닿는 길이의 백발과 더불어, 안광조차 드리우지 않는 짙은 흑안을 지녔다.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희생된 수많은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의도를 내포한 흑색의 옷을 주로 입었지만 모종의 사건 이후로 하얀 스웨터를 걸치게 된 편. 영겁의 나이에 비해 상당한 동안이다. 이능력이 발현된 시기이자 제어가 되지 않았을 적의 능력 과부화로 인한 부작용으로 성장이 멈춘 것으로 보이긴 하나, 의외로 차림새나 특유의 분위기로 인해 나름 성숙해 보인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어느 곳에서도 소속되지 않은 일반인 신분이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얽히게 된 인물들이 예사롭지 않은 이들이었기에, 원치 않게도 사건들에 휩쓸리거나 엮어지게 되기 일쑤. 한때는 무장 탐정사와는 긴밀한 연이 이어져 있었다. 다자이의 신분 세탁 기간에 한해 무장 탐정사에 임시로 소속되고, 창색 사도 사건이 종결된 채 입사 시험이 끝날 무렵에 무장 탐정사에서 발을 떼게 된 것으로 보인다.
 
 
「뭘 하고 싶은 거야? 계속 헤매는 걸로도 충분해? 처음에 사장님한테 말했었던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 저 녀석을 탐정사에 입사하게 만드는…… 그런 시시한 이유 하나만이 아니었잖아. 네가 떠나도 나는 상관 없지만 말이야. 우리 사장님이 너를 제법 마음에 들어한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나. 그정도로 떠돌았다면 이제는 어딘가 발을 붙여도 될 것 같고……. 무엇보다도 그 시간을 어떻게 버틴 거야, 너?」
 
ー에도가와 란포
 
란포의 설득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요사노와 함께 동거 중이었던 만큼,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때때로 끌려나오게 되면서 무장 탐정사에 발을 들이게 될 때도 적잖게 있었다. 이러한 연유로 원치 않게 탐정사원의 신분이 아닌 외부인의 입장으로 사무실에 머물기도 했다는데. 유독 란포의 어리광을 기꺼이 받아내는 모습이 자주 비추어지면서, 그 중에서는 과자를 하나씩 먹여주는 모습이 퍽 남매를 연상시키게 만들기도 한다. 이 광경을 본 요사노는 '이걸로 된 거겠지.' 라는 생각과 더불어 내심 안심한 모습을 보였다.
 
짧은 기간에 다량의 수명과 지식, 그 외의 것들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신체에 다소 무리가 갔었던 탓에 시간이 빌 때마다 수면으로 채우기 일쑤다. 본인이 원한다면 며칠은 기본, 몇 달을 넘어 몇 년의 기간을 잠으로 채울 수 있을 정도. 평소에도 나른해 보이는 표정을 짓는 큰 원인이며, 아츠시의 입사 전후로 사장실의 소파에서 후쿠자와의 하오리를 덮은 채 잠든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평소에는 방관자 포지션에 가까운 인물이지만 원치 않게도 일에 휘말리게 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최소한의 행동과 적절한 대처로 본인의 몸을 챙기는 게 우선시로 여겼으나, 작중의 전개가 진행될 수록 타인에게 신경을 쓰는 일면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 과정을 통하여 스스로가 감추었던 능력들이 은근히 보여지기는 하나, 본인이 직접 밝히거나 타인이 있을 때에 능력을 사용하면서 온전히 드러낸 적은 없다. 이로 인해 가까이 지내던 인물들에게 평범한 일반인이 아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남기게 되는 계기를 주었으므로. 현 시점에서 일반인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눈치 챈 인물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3. 능력


능력명 <시초 - 始初 (はじまり)>

 
 

기억 변조 계열의 능력과 현실 조작 능력이 혼합된 형태의 전무후무의 자기 파멸적 이능력.
 
자신이 접촉한 상대를 처음으로 되돌리게 만드는, 즉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는 능력이다. 상대를 지워버린 뒤에는 모든 이들의 기억에서 다르게 뒤틀리게 하거나 흐려지게 만드는 방식으로 변질이 이루어지며, 해당 인물이 생애에 이루어낸 것들은 온전히 남게 되므로 본인의 의향에 따라 특정 요소들은 귀속이 가능하다. 가령 남은 수명과 기억, 그 인물의 재물까지 전부 취할 수 있을 정도. 그러나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버렸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아무리 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이능력이라고 한들 범위가 국한되어 있다는 것과 더불어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거나 떠올리지 않더라도 자신의 손으로 되돌려 버린 인물을 온전히 기억하게 되며, 당사자의 모든 기억을 받아가는 만큼이나 레이의 안에서 존재하는 표현이 적절할 지도 모른다.
 
접촉한 상대가 이능력자라면 해당 이능력도 귀속된다. 현재까지에 이르러서 귀속된 이능력은 커녕, 본래의 이능력조차 사용한 적이 없는 만큼이나 보유한 이능력에 대한 정보 또한 불명. 유일하게 추측되는 이능력 중 하나는 패시브처럼 늘상 발동되는 신체 강화 이능력. 보기와 다르게 육탄전에 강한 편이며, 다양한 체술을 구사할 수 있는 만큼이나 두뇌전보다 육탄전에서 두드러지는 모습을 주로 볼 수 있다. 대게 어쩔 수 없이 휘말려든 일에서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만큼 당연한 수순일 지도 모르겠지만.
 
이능력을 무효화 시키거나 반사시키는 이능력에 극도록 약한 편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레이가 상대방에게 이능력을 사용할 시점에 이능력자에게 직접 접촉된 상태로 발동된다면 존재 그 자체가 소멸될 가능성이 존재하나, 그렇지 않은 상황이나 타 이능력을 사용할 때에는 해당 위험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완전한 불로불사가 아니다. 성장이 멈춘 채 수명만 장대하게 늘어난 게 고작일 뿐인만큼, 총이나 칼과 같은 도구로 입은 일반적인 상해로 죽을 가능성 역시 이론적으로 존재한다. 그렇기에 본인의 이능력들을 과신하거나 의지하는 편보다는 신체 고유의 능력에 의지하고 있으며, 신체적 조건이 가장 비슷한 나카하라 츄야와 이능력을 배제해서 싸운다면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을 정도. 그러나 체력이 좋지 않은 만큼이나 장기전에 접어들 수록 쉽게 지쳐져 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4.1.1. 백색 시대 ー ?


추정 나이 열 아홉. 평범한 사용인에 불과한 리체 크림힐트가 레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기까지,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 시기를 통튼 시대.
 
밝은 채도를 지닌 유려한 금발과 맑은 황녹안을 가진 아이였지만, 빈부 격차가 심했던 시기에 태어났던 만큼 어느 시골의 대부호 저택에 팔려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우려와 다르게 주변인들은 전부 상냥하고 좋은 사람들이었고, 가사 능력을 넘어 유망한 재능을 여럿 보이기 시작한 리체에게 "크림힐트" 라는 성씨를 주며 키워 주었을 정도로 무척이나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난 아이. 하지만 불행히도 이능이 발현된 이후 저택 내의 모든 인물을 지워버리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되는 트라우마로 인해 몇 세기동안 황폐해진 저택에서 잠들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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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 보니 눈 앞의 상대는 이미 사라졌다. 기이하게도 그 상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지만, 희안하게도 내 안에 꼭 머물고 있는 기분이 드는 감각은 퍽 좋지만은 않았다. 아니, 이건 기분 탓이 아닐 터였다. 여지껏 겪어본 적 없는 기억들이 나의 기억들을 장악한 채 포화하기 시작한다. 이로서 무수하게 떠오르는 가정의 수와 막연한 불안감에 머리를 감싸쥔 채 달달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여러 번 반복하고, 걸음을 급하게 내딛으며 하순을 꾹 깨물고야 만다.」

「아무리, 몇 번이나, 계속 거듭해서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에는 바라는 답이 들리지 않았다. 나만 기억하고 있었다. 그 누구도 그 사람을 기억하지 못했다. 무언가를 좇듯이 그가 사용했던 방을 향해 급히 걸음을 옮겼지만, 펼쳐진 풍경은 기억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띄고 있었다. 분명, 이 방은 그 사람이 쓰던 방이었는데. 혼란은 가중이 된 채 지나가는 사용인을 붙잡고 연거푸 의문을 토해냈다.」

 

ー이능 발현과 동시에 다루는 방법에 대한 인지 부재로 시작된 이능 폭주 中

 

이능력이라는 개념이 정립되기 전, 이능력이 처음으로 발현된 첫 이능력자 중 한 명.

 

유럽의 작디 작은 한 시골 마을의 대부호 저택에서 일하던 사용인이었지만 이능력 발현으로 인해 모든 일가족과 사용인들을 없애버리게 된 장본인. 어린 나이부터 일했던 레이였기에 자기가 맡은 일 정도는 능숙하고도 빠르게 해결했고, 본래의 성정과 노력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았었다. 그러나 아무런 예고도 없이 발현된 이능력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람들을 지워가고, 결국에는 저택 내의 모든 사람들이 사라지게 되면서 그 자리에서 주저 앉는다.

 

갈 곳도 머물 곳도 없었던 탓에 모두가 없는 저택에서 머무는 나날들이 늘어나며, 하루하루를 피폐하게 보내게 된다. 꿈이라고 치부해야 할 현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에 의한 무기력함, 이와 동시에 다수의 기억과 수명이 한 명의 육체에 급격히 담겨지게 된 만큼 본래의 기능이 무뎌진 채 일시적으로 상실되면서 엎친 곳에 덮친 격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수면으로 채우게 되는데.

 

하루가 며칠이 되고, 며칠이 한 달이 되고, 이러한 나날들이 반복되면서 몇 년이 되어도 아무도 저택에 발을 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수상쩍게 여기게 되면서 결국 바깥을 나가게 된다. 그러나 맞이하게 되는 현실은 스스로의 예상과 크게 벗어났었다. 모든 이들에게 있어, 레이가 지냈었던 저택은 기원을 알 수 없는 유령 저택이라는 소문이 대대적으로 퍼진 채 모두가 기껍게 여기면서 근방에 사는 주민들이 모조리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잘 가꿔진 마을은 다듬어지지 않은 덩굴로 무수하게 이루어져 있었으며, 시끌벅적했던 마을에는 아무도 남지 않은 채 저택에 관한 소문을 들은 여행자들 중 극소수가 아주 잠시나마 들렸다가 가는 게 고작으로 남았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모든 이들의 기억에 지워지는 것을 알게 된 레이는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이와 동시에 저택에서 나온 레이는 이능의 폭주로 인해 머리가 새하얗게 바래져 있었는데, 다소 어두운 안색과 흔치 않은 백색의 머리카락. 그리고 아무도 살지 않았을 것 같았던 저택에서 나오는 정황까지 전부 고려한 여행자 중 한 명이 삿대질을 하면서 사실은 마녀인 게 아니냐면서 일방적으로 쏘아대기까지.

 

이미 지치고도 남은 레이는 여행자의 말에 입술을 짓씹으며 무언을 지키면서도 마음대로 생각하라는 대답을 건넨다. 그도 그럴게, 레이 스스로도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문을 품은 채 자기 혐오와 연민에 빠진 생활을 보내왔던 만큼 타인의 말에 반박하기는 커녕 오히려 수긍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동시에 등을 돌리면서 여기서 빨리 떠나는 게 좋을 거라는 말을 하며 다시 저택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시점에서 저택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던 걸로 보인다.

 

자신이 저질렀던 일은 오직 자기 자신만이 기억하고 있고, 남은 것들은 전부 지워진 사람들의 산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더 이상 이런 실수는 저지르지 않기 위해, 사람을 만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레이는 오랜 기간의 추억이 담긴 저택을 인사치레로 청소를 하고는 저택을 떠나게 된다. 레이에게 있어서 작고 작은 마을이 온전한 세상이었지만, 그러한 세상이 조금씩이나마 넓어지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흐를 수록 제 손으로 지워갔던 이들의 기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기게 되면서 그 사람들이 이루고 싶었던 것들을 대신 하나씩 이루어 가게 되는 길을 걷게 되기 시작한다.

 
 저택 밖을 나서서는 하염없이 헤매기 시작한다. 발 붙이는 곳마다 오래 머물지 못하고 금세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기고, 옮길 때마다 스스로의 흔적을 지워버리는 치밀함과 꼼꼼함까지 겸비하기까지. 비록 이능력으로 인해 스스로의 처지가 역변하였으나 근본은 변치 않는다며 연신 되내이지만, 속에 깃든 수많은 기억에 비롯된 혼란으로 정신 붕괴를 여러 번 겪으며 수면을 매개로 삼아 무의식으로 회피하기 일쑤였다. 얼마 안 가 '내가 누구였는가'에 비롯된 대답을 찾아가며 과거의 자신을 잊지 않기 위해 과거에 사용인 신분으로 늘상 쓰고 다니던 헤드 드레스를 대신할 머리띠를 착용하게 된다.

 

유럽권을 헤매다가 더 멀리 나아가 아시아권까지 발을 딛게 되었으며, 타인과의 관계는 커녕 의사소통조차 하지 않았던 이에게 '소중한 사람'이 생기게 되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죽이게 되는 일을 겪는다. 처음으로 '웃고 싶은 모습을 보고 싶기에 지키고 싶은 사람'이 생겼지만 불행히도 한정된 시간을 향유하면서,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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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의 본명은 리체 크림힐트였으며, 리체에게 있어 레이라는 이름은 본래의 '츠네모리 레이' 에게 이어 받은 산물이다.

 

일본에 머물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였을 무렵,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레이가 리체에게 말을 걸게 된다. 그 당시의 리체는 타인과 얽매이기 싫어했던 만큼 레이에게 별다른 반응을 하기는 커녕, 단답에 가까운 대답을 툭 내뱉는 게 고작일 수준의 무심한 태도로 일관한다. 그러나 리체와 레이가 만나게 되는 날이 잦아지게 될 수록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것을 계기로 점차 친해지게 되면서, 츠네모리 레이에 관한 것들을 하나씩 알게 되기 시작한다.

 

레이의 평소 복장이 병원복인 것을 보았었던 첫 인상부터 병원에 머무르고 있는 환자라는 것을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었지만, 살아갈 날이 얼마 안 남은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리체는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병원에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는 리체의 물음에도 대답을 대신한 미소로 화답하는 게 고작이었고, 마음이 편치 않았었던 리체는 레이를 병실에 돌아가게끔 몇 번이나 유도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레이의 바람대로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일상을 보내는 나날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고 보니, 기억 나? 처음에 리체 쨩과 내가 처음 만났었던 날. 그 때 만났었던 리체 쨩은 정말 앙칼진 고양이 같았었는데. 왜 이런 비유를 하는 거냐고? 그치만 말이야. 정말인 걸. 말을 걸어도 단답으로만 대답해 주고, 나한테는 시선조차도 주지 않았었잖아. 비록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거지만, 그 당시에는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었어. 내가 귀찮았던 걸까, 더 이상 말 걸지 않았던 게 좋았었을까, 하고. 결국 어떻게든 리체 쨩과 친해질 수 있어서 기쁘다고 생각해.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야. 오랜만에 생긴 친구이자 이제는 나의 유일한 친구인 걸.」

 

ー병실에서 과거 회상을 하는 레이의 일방적인 이야기 中

 

처음에는 공원 벤치에서 만난 인연이었으나, 레이의 친구라는 명목으로 개인 병실의 출입까지 허용되었다. 활동 범위가 제한적이었던 레이는 리체에게 온갖 것들을 물었고, 그의 질문에 대답해 주는 식으로 하루를 보내는 게 일상이 되기까지. 하지만 그러한 일상은 오래 가지 못한 채 상태가 급격하게 안 좋아지는 레이의 모습에 매일 같이 병문안을 가게 되었지만, 문 앞에서 주저한 채 돌아가는 날이 점차 늘어난다.

 

이후 마지막으로 허락 받은 병문안에서 오래간만에 만난 레이는 리체를 환대하였다. 다만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리체가 알고 있던 레이의 모습이나 병실 기기의 모양이 현저히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곧 떠날 시간이 다가올 거라는 말을 꺼내게 되며, 리체의 손을 잡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간다. 처음에는 리체를 만났던 날, 그 뒤로는 그동안 지냈던 나날에 대한 감사 인사와 앞으로 하고 싶었던 것들. 마지막으로는 리체의 이능력을 간파한 말을 꺼내게 되는데, 자신으로 인해 슬퍼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자신을 죽여달라는 부탁을 건넨다.

 

 

「어떻게 나한테 그리 이기적이게 굴 수가 있는 거야? 너를 기억하는 나는 어쩌라고? 나한테 그런 부탁 같은 건 하지 말아 줘. 내가 못할 걸 알잖아, 레이…….」

 

안 돼. 안 된단 말이야. 날 두고 떠날 생각 같은 거, 하지 마. ……나, 너한테 그런 짓은 절대로 못 해. 내가 어떻게 너를 지워버릴 수가 있겠어. 응? 혹시 모르잖아. 이 세상에 기적이 존재하고, 희망을 가져도 된다는 걸 알려 준 건 너였으면서…… 그런 네가, 나한테 왜 이런 부탁을 하는 거야. 제발……. 이제서야 알게 된 사람의 온기인데. 겨우 찾게 된 소중한 사람인 너를 어떻게…….」

 

ー리체의 부탁를 거절하면서 극구 말리던 도중

 

긴 시간동안 홀로 지내다가 유일하게 마음을 틀 수 있는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 레이는 리체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겨졌던 만큼 바로 거절하였지만, 계속되는 레이의 설득과 부탁을 비롯하여 하얀 스웨터를 건네 주면서 보이는 미소에 여러 번 흔들리게 된다. 몇 번을 고민하게 되고, 쉬이 내려지지 않는 판단과 함께 병실을 가득 채우는 건 레이의 목소리만이 유일했었으나 끝내 자기만큼은 레이를 기억하겠다는 말과 동시에 그녀에게 이능력을 사용하게 된다.

 

일어난 일들은 모두 꿈이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남은 것이라고는 텅 빈 병상과 바닥에 어질러져 있는 의료기기의 전선들이 고작이었으며, 스스로의 손으로 지워버린 '소중했던 사람'이었기에 그녀의 이름을 온전히 받아가면서 속죄의 의미와 그녀가 걸어가지 못한 시간을 대신 걸어가겠다는 다짐으로 하여금 긴 시간에 걸쳐 리체 크림힐트가 아닌 레이라는 가명을 사용한 채로 살아가게 되는데.

 

본디 이능력을 사용하게 될 때에는 추상적인 개념이자 무형의 요소들만이 레이에게 속박되고, 그 이외의 것들은 무작위로 소멸하거나 본래 레이의 소유인 것으로 조작되기 마련이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의식적으로 츠네모리 레이의 유품들을 남긴 채 세상에서 지워버렸다. 이를 보아 정황 상으로는 본인의 이능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범위를 정할 수 있다는 걸로 추측되긴 하나, 안타깝게도 이 날을 이후로 이능력을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4.1.2. 청색 시대 ー 7 년 전 


본 게시글에서는 편의와 가독성을 위해 청색 시대 란을 다자이 기준, 열 넷에서 열 여섯 살일 적을 통틀어서 칭하고 있다.
 
다자이를 처음 만나게 된 시기를 아우른 시대. 어렸던 만큼 레이보다도 작은 다자이였기에, 그런 다자이를 동생처럼 여기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자살 시도를 능동적으로 막기도 하는데, 레이의 서사인 백색 시대의 끝과 청색 시대의 시작이 다소 겹쳐져 있는 만큼 다자이와 친해질 즈음에 츠네모리 레이와의 이별이 이루어진 만큼 레이의 행동이 다소 우발적이거나 비이성적인 면모가 다소 비추어진다. 예를 들어 약물 자살을 시도하는 다자이의 손에서 약을 가져가서 스스로 삼켜내거나, 밧줄이나 커터칼을 들고 있는 다자이에게 무어라 말을 꺼내지 못한 채 정적을 지키며 꼭 껴안는 모습을 보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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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에게서 거두어진 채 다자이가 주거 용도로 이용하는 폐컨테이너가 있는 삼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직전, 그 광경을 우연히도 목격하게 되면서 수풀 사이에서 모습을 감춘 채 그 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그러나 레이를 눈치 챈 다자이는 쪽지 하나를 남긴 채 자취를 감추었다. 잠시 긴장을 푼 근간의 차이로 사라져 버린 다자이를 찾기 위한 요량으로 머물렀던 근방까지 발을 옮겼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잔디 밑에 떨어져 있는 쪽지를 줍게 된 것으로 상황이 끝나게 된다.

 

그러나 다자이의 시선에서는 조금 다르게 나오게 되는데, 스스로가 쓴 쪽지를 레이가 줍고 읽는 모습까지 남몰래 지켜본 것으로 보인다. 엮이면 귀찮을 법한 상황에서도 장소를 벗어나기는 커녕, 되려 당장이라도 말리기 위해 마음을 다 잡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다른 누구도 아닌 「일면식도 없는 타인」이 자신의 행동에 일일히 동요하는 모습을 신기하게 여겼던 모양. 이후 레이가 자리를 벗어난 이후가 되어서야 본래 머물었던 컨테이너로 향해 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우연은 고작 우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지, 며칠 되지 않아서 다시 조우하게 된다. 정처 없이 떠돌기만 하던 레이였던 만큼 마땅히 머물 곳도, 지낼 곳도 없었던 만큼이나 이리저리 걸음을 옮기다가 결국 도착하게 된 곳이 한 건물의 옥상이었다. 난간에 팔을 괸 채 하늘을 바라보면서 상념에 사로잡혀 있었을 때에 다시금 다자이와 만나게 되면서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므로. 뇌리에 깊게 각인되었던 만큼이나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지만 기억과는 다른 이미지에 다소 의아하게 보기도 했다.

 

그도 그럴게, 자신의 자살을 말리던 이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삶에 미련이 없는 듯한 눈을 하고 있었으니.

 

 

「허리 밑까지 닿을 정도로 길게 늘어져 있는 흰 머리카락, 그리고 그 사이에 보이는……. 도무지 속내를 읽어낼 수가 없을 정도로 짙은 어둠이 물들어진 눈동자. 분명, 저 사람도 나와 동류일 게 분명할 텐데도. 어째서 나를 말리는 건지 모르겠어. 그런 눈을 하고서, 왜 슬픔에 짓눌러진 목소리로 날 부르는 거야. 당신도 나와 같잖아. 이 세상에는 살아갈 만한 이유가 있을까.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 같은 건, 그저 사람들이 멋대로 지어낸 통념에 불과할 뿐일 텐데도. 다른 사람들처럼 뭐라고 해 보란 말이야. 왜 죽으려고 하는 건지, 아직 어린 네가 왜 그러냐고. 좋을대로 나불거리는 사람들처럼 억지로 말리는 쪽이 대하기 편한데. 어째서…….」

 

ー레이를 향한 다자이의 독백 中

 

시선이 마주친 순간에도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다가도 얼마 안 가 먼저 대답을 건넨 건 레이였었다. 자기보다 작고 어린 아이가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하려고 했었던 건지, 그 이후로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건지. 묻고 싶었던 건 산더미였었고, 자살 시도를 하려고 했던 다자이를 목격한 이후에도 적지 않게 그를 떠올리면서 적잖은 걱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레이의 바람과 달리 들린 건 단답과 침묵이 고작이었고, 제법 긴 정적이 흐른 후에야 「사실은 당신도 나와 같은 주제에. 어째서 말릴려고 했던 건지, 아직까지도 모르겠어. 계속 생각해 봤는 데도…… 그럴 듯한 답이 안 나와.」 라는 대답을 건네었다.

 

 

「더 이상 누군가가 죽는 광경을 보기 싫었어. 그저 그 뿐이야.」

 

「그런 단순한 이유였다니.」

 

「그런 단순한 이유로 말리면 안 돼?」

 

「솔직히 말해서, 지금 사회에 있어서 타인에게 신경 쓰는 건 시간이 남아도는 이들만 부릴 수 있는 사치니까. 당장 나만 해도 말리려고 하는 사람들은 죄다 내가 필요해서 말리거나 일이 귀찮아지니까 말리는 게 고작이었는 걸! 그런 환경에서만 지내다 보니까 '순수한 호의'라는 걸 잊고 지냈어. 뭐어…… 애초에 그런 호의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지가 의문이기는 하지만. 요즘은 전부 이득만 추구하잖아? 게다가 이런 사고 방식이 당연한 상식으로 정착돼 버렸고.」

 

ー15 세, 청색 시대, 옥상 위에서의 대화 中

 

 

조잘조잘 이어나가는 다자이의 말에도 잠자코 듣기만 하더니, 한숨을 폭 내쉬자마자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는 모습이 잠시간 내비쳐진다. 이상하게도 스스로의 속내가 전부 다 드러내지는 것만 같은 착각과, 이에 모자라 본심을 쉬이 내뱉게 될 정도로 다자이에게 있어서 레이만큼은 타인에게 대하는 것처럼의 일종의 막을 치지 않아도 될 정도로의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기에 레이의 손길을 쳐내거나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조언이랍시고 혼을 내거나, 자신의 의견과 상반된 의견을 내세우면서 흑백논리로 '너는 틀리고 내가 옳다.' 라는 주장을 밀어 붙이는 이와는 달리 자신과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레이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으므로.

 

시간이 흐를 수록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변하게 할 수도 없는 현실에 '나는 누군가를 지킬 수도, 살릴 수도 없구나.' 라는 무력감을 느끼며 슬픔에 잠기게 된다. 시간이 흐를 수록 다소 불안정했던 레이의 감정 변화는 안정될 기미가 보였지만, 안정을 넘어 메말라 보일 정도로 다자이의 모든 행동들을 부외자처럼 관찰하면서 눈을 돌려버리게 될 때가 일쑤. 결국 또 다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수마에 온전히 몸을 맡기며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낸다. 정말 짧아도 일주일, 길면 반 년은 넘게 깨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에게 있어서 다자이라는 존재는 '과거를 비추어 보게 만드는 미련 덩어리' 그 자체로 작용하게 되므로, 때로는 다자이를 보면서 괴로운 표정을 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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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씨.」

 

「…….」

 

「오늘로 벌써 일주일 째야. 언제쯤 일어날 생각인 걸려나. 움직이지도 않고, 가끔씩은 꼭 레이 씨가 죽은 게 아닐까, 같은 생각이 들어. 혹시 숨을 쉬면서 죽는 방법이라도 있는 거면 나한테도 알려 줘.」

 

「…….」

 

「당신이란 사람은 이렇게 말을 걸어도 일어날 생각조차 않다니. 이즈음 되면 대단할 지경인 걸. 평범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당신이 과연 인간인가에 대한 의문심이 들 정도야. 그도 그럴게, 레이 씨처럼 단순히 잠만 많이 자는 사람은 이 세상에 거의 없다시피 할 테니까.」

 

ー잠든 레이를 앞에 두고 하는 독백 中

 

옥상에서의 만남 이후로 우연을 가장한 만남이 잦아지게 되면서, 이능력으로 숨겨둔 거처 근처에 다자이가 머무는 폐컨테이너가 있다는 게 밝혀진다. 다만 레이 본인만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다자이는 이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부터 폐컨터이너에 머물어도 된다는 무언의 허가가 내려진 이후로 해당 컨테이너의 내부에서 잠을 청할 때가 점차 잦아지고 있다. 다자이의 아슬아슬해 보이는 모습에 괜한 불안감을 느꼈던 건지, 점차 빈도를 늘려가며 그를 만나러 갈 정도.

 

 

「거기서 자면 안 추워?」

「추위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춥다는 생각은 안 들어.」

「옷을 그렇게나 얇게 입었는데도? 정말 특이하다니까. 어차피 여긴 나랑 레이 씨밖에 안 오는 곳이기도 하고, 더군다나 나는 잘 오지도 않으니까…… 잘 거면 침대에서 자도 된다고 여러 번 이야기 한 것 같은데. 그냥 평범하게 침대에서 자. 어차피 나는 당신처럼 잠을 오래 자는 편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바닥에서 웅크려 자는 모습을 보니까 자꾸 신경 쓰이거든.」

ー폐컨테이너에서의 대화 中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다자이가 지내는 폐컨테이너에서 잠을 청하게 되기 시작했지만, 어째선지 바닥에서 쓰러진 듯한 자세를 취한 채 잠을 자기 마련이었다. 의식이 없는 만큼이나 잠을 자는 레이의 입장에서는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아무리 다자이라고 해도 며칠을 내도록 바닥에서 자고 있는 이를 내버려 두기에는 신경이 쓰이다 못해 자고 있는 레이를 대충 안아들어서는 침대에 툭 던져 두고 임무에 나가게 된 적도 적지 않다. 신기하게도 추위도, 더위도 잘 타지 않았던 만큼 몸을 뉘일 수 있는 장소라면 언제든지 잠을 청할 수 있었던 것.

 


다자이의 거처에서 지내게 되면서 수면 중이 아닐 때에는 괜히 주변을 살펴보기도 하는 편이다. 간혹 가다가 근처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폐컨테이너 내부에 있는 물건들을 물끄러미 응시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그러다 문득 다자이가 자살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는 순전한 '호기심'으로 인해 다자이가 밟아온 과거를 되짚으며 발자국을 하나씩 밟는 과정을 통해, 레이는 모든 진상을 알게 되고는 드물게도 놀란 표정을 지은 채 한동안 굳은 상태로 움직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자이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자살'을 해야 하겠다는 계기를 주었던 장본인이 레이, 바로 자기 자신이었기 때문이므로. 손에 들려져 있는 서류들이 하나씩 빠져나가면서 발치 근처에 난잡하게 쌓일 즈음이 되어서야 스스로의 머리를 부여잡고는 오열하는 것이 가관이다. 평소에는 무감각해 보일 정도로 감정 표현이 적은 편이지만, 혼자 있을 때에 한하여 홀로 터트리며 광기를 보이는 걸 잘 드러내는 대목 중 하나.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야. 나는 뭘 해도 피해만 끼치게 될 뿐이냐고! 내가, 내가 그토록 사랑했었던 사람들을 죽이고 소중한 그 아이마저 죽인 주제에! 이제는 모르는 타인조차 죽음으로 이끌고 있었다니! 운명은 어째서 이렇게 잔혹한 거야? ……미안해, 미안해. 레이, 나는 네가 바랐던 대로 살아갈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모양이야. 죽더라도 나 혼자 조용히 죽을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전부 다 내 잘못이구나. 저 아이에게 계기를 준 것도 나야. 레이, 나는 어쩌면 좋을까. 나는 '너'로 살아갈 자격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 나는…… 살아갈 자격이 있는 사람이 맞는 걸까. ……살아야 해, 살아가야만 해. 나로 인해 사라져 버린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ー레이의 독백 中

 

 

「그 약, 정말로 먹을 거야?」

「응.」

「죽지 못하고 오래 잠들어 버리게 될 지도 모르는 데도? 자살 중에서는 약물 자살이 가장 괴롭대. 시도한 사람들 중에서 실패한 사람들은 약의 부작용을 영영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할 정도인 걸.」

「치사량의 몇 배 이상으로 먹으면 되잖아. 안 그래도 확실하게 준비하고 왔으니까, 이번
에 성공한다면 분명 잠들듯이 죽게 되겠지. ……잠시만, 레이 씨. 지금 뭐 하는 거야?」

ー16 세, 폐컨테이너에서의 대화 中

 

날이 지날 수록 그의 자살 시도를 직접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돌연적으로 그의 곁에 앉은 채 손바닥에 올려져 있는 수면제의 절반을 서스럼없이 거두어 가서는 자신의 입에 넣고 삼켜내는 기행을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 레이의 모습에 예상치도 못했다는 건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다자이에게 그저 눈웃음을 지어보일 뿐이었다. 이 시기의 레이는 츠네모리와의 이별 이후, 겨우 남겨진 유품들만을 가지고 오로지 자기 자신만이 기억하는 이를 추모하는 묘지를 세운지 얼마 되지 않았었던 만큼 다시금 눈 앞에서 생生이 완전히 저버리는 모습을 보기 싫었다는 것을 극단적인 행동으로 표현한 것으로 추측된다.

 

얼마 안 가 약으로 인해 잠들어 버린 레이를 두고 가려고 했었지만, 스스로를 뛰어넘는 기행을 행하는 것을 보고는 일종의 호기심으로 인해 이야기를 더 나누어 보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거듭한 고민을 통해 결국은 폐컨테이너 내의 침대에 눕혔다. 수면제 자살은 고통이 없는 만큼이나 성공 가능성도 낮다는 것을 진즉에 파악했던 다자이는 하루를 꼬박 지새워도 깨어나지 않는 레이를 보면서 '그건 치사량도 되지 않는다는 거, 나도 알고 있었단 말이야. 바보 같은 짓을 하기는…….' 라는 말을 건네기도 한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이후 수면제의 약효가 떨어질 즈음에야 눈을 뜬 레이는 다자이가 알고 있던 부작용과는 달리 의외로 멀쩡한 모습으로 일어났고, 그런 모습을 아무 말도 없이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직후 '앞으로 그런 짓은 하지 말아 줘.' 라는 말을 건네는 레이의 웃음이 묘하게 슬퍼보였던 만큼, 레이에게 무어라 할 수 없었던 다자이는 괜히 심술을 부리면서 책상에 놓여져 있는 약통들을 쓰레기통에 던지고 만다.

 

 

「이거 봐, 레이 씨. 예전에는 레이 씨가 나보다 더 컸었잖아? 지금은 키가 큰 덕에 비슷해졌어. 이러다가 얼마 안 가서 더 커질 지도 몰라! 분명 츄야보다도 더 크겠지.」

 

「츄야…… 라면 얼마 전에 만났었던 그 아이지? 다자이 군이 분명 '출세 길을 타 버린 츄야가 괘씸해!' 라고 했었잖아. 츄야 군의 키도 다자이 군을 처음 만났을 시기랑 비슷한 것 같았는데.」

 

「일일히 기억하는 레이 씨의 기억력도 대단하다니까…….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인 걸. 바보 레이 씨, 바보 레이. 언젠가는 츄야도 레이 씨도 내려다 보게 될 지도 몰라. 그러니 츄야랑 사이좋게 우유나 마시면서 열심히 키를 키워보는 건 어때?」

 

ー16 세, 양 이후의 대화 中

 

 

아라하바키의 건으로 임무를 배정 받은 다자이의 푸념을 들어 주는 일상을 보내는 도중, 나카하라 츄야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흥미를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레이였다. 결국 다자이의 행동 반경과 범위를 예상한 레이가 게임 센터에 몰래 가서 둘의 이야기를 몰래 듣거나, 양의 아이들과 둘의 대립을 보기까지 하는 태도를 취하는데. 그러한 태도와 행동을 간파한 다자이였지만 실상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는 않는 만큼 모른 척 넘어가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츄야와 파트너로 맺어지게 되면서 포트 마피아에서 겪은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건네는 다자이의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게 된다. 일상 이야기라고는 하나, 대게 츄야를 향한 불평과 불만이 담긴 일방적인 투정이지만 정작 듣는 레이의 입장에서는 아이의 응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편이다. 그렇기에 다자이의 이야기를 귀 담아서 들어 주기도 하고, 오다 사쿠노스케와 사카구치 안고를 만나기 전까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4.1.3 암흑 시대 ー 4 년 전


다자이가 오다 사쿠와 안고와 친분이 깊어질 시기가 도래할 무렵, 이와 반대로 레이는 하루를 수면으로 전부 보내고 있었다. 하루에 30 분을 깨어있다면 오래 깨어있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면서 친해지는 길을 걷는 다자이가 레이에게 조잘조잘 떠들 때를 한하여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뜬 채 그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는 식.
 
그러나 미믹 항쟁이 발발하고 오다 사쿠가 죽게 된 이후, 츠네모리 레이의 비석 근처에 오다 사쿠노스케의 비석이 안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다자이가 살아갈 의미를 찾기를 바랐지만 스스로와 동류라고 느끼진 않았던 만큼, 해당 기점을 통해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다"라는 공통점이 생기자 옅은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다자이만큼은 자신과 같은 길과 감정을 느끼지 않기를 바랐었던 만큼 오다 사쿠노스케의 죽음은 레이에게 있어서도 슬픔으로 와닿게 된 것. 본 게시글에서는 가독성과 편의성을 위해 이후 무장 탐정사의 입사를 위해 2 년간 은신하고 있었던 시기까지 에두른 시기를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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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이라고 불리우던 시기를 넘어, 다자이가 간부 직을 따내게 된 전후부터 레이의 수면 시간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던 것인지 폐컨테이너에 들리는 족족 잠든 레이만 볼 수 있었고, 예전에는 집요하게라도 깨우려는 시도를 한다면 잠에서 깨기라도 했었으나 언젠가부터 어떤 방법을 써도 일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마치 동면에 든 것처럼 아무런 미동조차도 않았던 만큼이나 잠든 레이를 내려다 보면서 일방적으로 말을 건네거나 생각에 빠지는 다자이가 주를 이루게 되는데.

 

그러나 미믹 항쟁이 갈무리가 되면서 오다 사쿠노스케의 사망 이후에 들어서야 잠에서 깬 레이를 마주하게 될 수 있었고, 다자이와 몇 번 말을 주고 받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에게 있어 상당한 영향을 끼친 일이 생겼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무슨 일 있었던 거지?」

 

「……그렇게 보이나?」

 

「네가 그렇게 웃는 모습은 처음 보니까.」

 

「……있잖아, 레이 씨. 나는 조만간 포트 마피아를 떠날 거야. 그리고…… 지금과는 다른 생활이 기다리고 있겠지. 당신은 어떡하고 싶어? 내가 여기를 떠난다면 이 컨테이너도 내가 머물렀다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없어질 테고, 그렇게 된다면 머물 장소도 사라지게 될 텐데. …… 강요는 하지 않을게. 직접 선택해.」

 

ー미믹 항쟁 이후, 겨우 일어난 레이와 나누게 된 대화 中

 

「레이를 지워버린 이후로 결국에는 남은 옷가지만 쥐고 여기에 왔었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아이고, 남은 거라고는 이런 옷밖에 안 남았지만, 그래도 묻게 해 주세요. 아주 자그마한 비석 하나만이라도 좋아요. 그냥, 그 아이가 이 세상에 머물었다는 사실만을 알 수 있도록…….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간절하게 부탁했었는데. 어째서 너도 소중한 친구를 잃어버리게 된 걸까. ……계속 네 곁에 있어도 괜찮은 걸까. 이런 내가 있어서 이렇게 된 걸텐데. 왜, 도무지 떠날 수가 없어지는 건지 모르겠어.」

 

ー18 세, 암흑 시대, 오다 사쿠노스케의 비석 앞에서의 레이 독백 中

 

「어느 쪽이라도 똑같다면 차라리 사람을 구하는 쪽이 되라고 했었으니 말이야. 당신은 오다 사쿠와 다르게, 더불어 오히려 그 반대의 길을 걸어 왔었던 나에게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해. 하지만…… 둘도 없는 친구가, 나를 위해서 말해 주었으니. 믿을 수밖에 없어.」

 

「사람의 삶에 있어서 옳고 그른 건 없어. 네가 나아가고 싶은 길로 나아가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응원할게. 걸어가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최소한 곁에서 머무를게.」

 

「정말,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야. ……당신이 걸어가고 싶은 길이, 나와 같은 길이라면 기꺼이.」

 

ー18 세, 암흑 시대, 임무 도중 포트 마피아를 떠나기 직전 中

 

「이미지 체인지라는 건 이런 걸 이야기 하는 걸지도 모르겠네. 평소에는 늘 정장만 입고 다녔었잖아. 이런 옷도 제법 어울리는 편인 게 신기하네……. 으음. 잠시만 기다려 볼래? 여기, 와이셔츠에 넥타이 같은 거라도 하고 있는 게 좋을 텐데.」

 

「어떻게 보면 새로 태어나는 거랑 다름이 없을 테니까, 이런 옷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말이야. 그리고 이 색은 나에게 있어서 의미가 깊기도 하고. 이건…… 볼로 타이인가.」

 

「응. 늘상 하고 다녔던 넥타이 대신에, 이걸 매고 다니면 되겠어. 청록색도 잘 어울리는 걸.」

 

ー타네다 장관을 만나기 전에 나눈 대화 中

 

다자이가 타네다 장관을 만나게 되면서 무장 탐정사의 추천을 받게 된 이후, 여지껏 포트 마피아에 몸을 담구는 과정에서 더렵혀진 경력을 말소시키기 위해 은거를 시작하게 된다. 포트 마피아에서 주어진 임무를 맡게 되고, 임무를 맡고 있는 도중에 숨어 있었던 레이와 함께 장소를 벗어나기까지.

 

타네다 장관과 접촉하던 도중, 다자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혹시 모르지. 자네와 같은 처지에 있는 녀석들 중 같은 길을 걸어가고 싶은 시람 한 명 정도는 같이 데려가 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네. 안 그래도 무장 탐정사라는 곳은 마침 인력이 부족했던 참이니." 라는 발언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타네다 장관이 레이의 존재를 어렴풋이 간파한 듯한 발언을 꺼내게 된다. 이 이후로 레이 역시 직접 조우하게 되면서 고민 끝에 무장 탐정사에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다. 다자이와 다르게 이능력의 특수성을 포함해 아무런 전적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이나 바로 무장 탐정사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며, 입사 시험을 치룬 이후 다자이가 무장 탐정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임시 사원으로 일을 하겠다는 조건으로 정보원 역할을 도맡는다.

 

이 과정에서 마땅히 머물 장소가 없는 만큼 임시 방편으로 요사노와 함께 거주하게 되는데, 이를 기점으로 은거하고 있는 다자이와의 접촉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하게 된다.

 

무장 탐정사의 입사를 위해 은신하고 있는 다자이를 위해, 그리고 스스로가 나아갈 길을 찾고 싶은 마음으로 인해 무장 탐정사에 소속하게 된다. 본래 이능력을 숨기고 있는 만큼 이능력이 없어도 업무를 해결해 낼 수 있는 것들을 전담해서 일을 도맡고, 때로는 정보들을 모아서 서류로 정리하는 일들을 하기도 했다. 이를 보면 사무직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가끔씩 현장에 나가거나 수상할 정도로 의학 지식이 해박했던 만큼 요사노와 함께 의학 관련 이야기를 나누며 경상자의 치료를 돕기도 한 것을 보면 아슬아슬하게 사원으로 구분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끔씩 시간이 나거나 휴일이 있을 때를 한하여 아주 드물게 다자이를 찾아가기도 하지만, 단순히 선물을 들고 가서는 며칠 간 다자이의 근처에서 잠을 청할 뿐이다. 영양가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레이의 체력이 온전하지 않다는 걸 아는 만큼 다자이 역시 레이를 크게 건드리지 않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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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을 지우는데 2 년이 걸린다고 했었지. 아무도 만나지 않은 채, 혼자서 지내는 것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익숙함이란 건 무섭다는 게 이런 걸 뜻하는 걸지도 모르겠군. 지금쯤이면 다른 탐정사 사원과 어울리고 있을 테고……. ……한 번즈음은 만나러 와 주었으면 좋겠는데.」

 

「익숙해지는 게 때로는 무섭게 와닿는 말도 이제는 무슨 뜻인지 알게 된 것 같기도 해. 예전에는 잠든 레이 씨를 보는 게 귀찮기도 했었고, 어째서 내게서 떠나지 않고 이러는 건지 도무지 이해를 못했었을 텐데. 아니, 이해를 넘어서 오히려 방해라고 여겼을 지도 몰라. 하지만 이제는 그 빈 자리가 낯설게 느껴지는 게 이렇게나 모순적으로 와닿다니. ……내 자각이 느렸던 건가? 어쩌면 포트 마피아에 있었던 시기에 레이 씨가 사라졌어도 공허감을 느꼈을 지도. ……보고 싶네.」

 

ー19 세, 다자이의 독백 中

 

 

「최근 들어서 들리는 빈도가 조금 줄어든 것 같지 않아? 가끔씩이라도 생사 여부를 확인해 주러 올 줄 알았는데. 아니면 무장 탐정사라는 곳이 그렇게나 빡빡한 곳이라던가……. 있잖아, 레이 씨. 휴대전화를 만들 생각은 없는 걸까. 적어도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다면 그나마 나을 텐데. 현대 사회의 직장인들 중에서 연락 수단조차 없는 사람은 레이 씨가 유일할 걸.」

 

「사실…… 무장 탐정사에서 나랑 같이 지내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몇 주 전부터 그 사람과 함께 지내고 있어. 최대한 여유가 날 때마다 들리고 있긴 한데. ……만드는 게 좋을까? 안 그래도 주변에서 만드는 게 좋을 거라면서 잔뜩 성화인 탓에, 고민하고 있었거든. 전자기기를 다루는 데에 별로 익숙하지 않아서 익힐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겠지만. 다자이 군마저 그렇게 말한다면야…….」

 

「도대체 레이 씨는 현대 사회에 얼마나 도태되어 있는 거야? 다루는 방법정돈 내가 가르쳐 줄 수 있으니까……. ……그것보다, 레이 씨. 같이 지내는 사람이 있다고? 말도 안 돼! 나 말고 레이 씨를 재워 주는 사람이 있다니. 설마 남자는 아니지? 레이 씨는 너무 오래 자다 못해 누가 안아가도 모를 정도로 무방비하잖아. 불안한데.」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여자니까 걱정하지 마.」

 

ー19 세, 다자이와 대화 中

 
 

4.2. 현재


4.2.1. 무장 탐정사 ー 포트 마피아


임시 사원이었던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요사노와 파트너를 이어나가고 있다. 명목 상 파트너일 뿐, 둘 다 사건 현장에 잘 나가지 않는 만큼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각자 개별 행동을 하는 편. 더군다나 다자이가 입사한 시점부터 서류 상으로는 퇴사 처리가 되어 있는 전 직원의 신분이나, 원치 않게도 무장 탐정사 내의 인물들에게 지독히도 얽매이게 되면서 종종 탐정사에 와서는 아주 드물게 일을 돕는 편. 보통 사장실의 소파에서 잠을 청하거나 의무실의 수술대에 누워서 잠을 자는 기행을 보이기도 한다.


 탐정사의 초기 멤버가 구성된 이후에 입사한 인물인 만큼 대부분의 인물들이 레이의 모습을 보아도 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 쿠니키타마저 자고 있는 레이를 보아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할 일을 하러 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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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 호랑이 건의 일이 해결되었을 즈음에야 요사노와 함께 처음으로 등장한다. 잠에서 깬 지 얼마되지 않은 건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졸려 보이는 듯한 표정이 압권. 아츠시의 주위에 둘러싼 채 모두가 한 마디씩 얹고 있을 때 켄지를 따라 아츠시 근처에 쪼그려 앉아 상태를 살펴 보는 모습을 보인다. 모두가 자기 소개를 하고 있을 때 의도치 않게도 유일하게 아무런 말을 꺼내지 않은 인물. 그러나 아츠시의 입사 시험이 예정된 날, 드럼통 자살 시도를 실패한 이후 다자이와 아츠시의 대화에서 레이가 잠시나마 언급되게 되는데.

 

 

「다른 동료 분들께는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셨던 거예요?」

 

「전화는 했거든? "죽을 것 같은데요." 라고. 그랬더니 다들 입을 모아서 "축하드립니다." 라고 하지 뭔가. 심지어 적어도 걱정해 줄 레이 씨조차 아직까지 자고 있는 건지, 전화조차 받지 않았고. ……어떻게 생각해?」

 

「아무래도 그렇겠죠……. ……레이 씨라면, 그…… 하얀 머리카락을 지니신 여성 분이신가요? 그런 이름은 처음 듣는 것 같아서요.」

 

ー드럼통에서 구출된 이후, 다자이와 아츠시의 대화 中

 

이후 아츠시의 입사 시험이 치뤄지고 있을 때, 사무실 내의 소란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사장실에서 잠을 잔 것으로 추측된다. 시험이 끝날 무렵이 되어서야 등장한 후쿠자와의 뒤를 졸졸 따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때 눈가를 손등으로 비비고 있는 것을 보아하면 기정사실로 보인다. 아츠시의 달갑지 않은 듯한 반응을 멀리서 보기만 할 뿐 별다른 첨언을 얹지 않았다.

 

카페 우즈마키에서는 아츠시 옆에 앉은 채 핫초코를 마시기도 했다. 다른 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기만 하면서 잔 위의 휘핑크림을 아랑곳 않고 먹기도 하거나, 타니자키와 나오미의 심상치 않은 행동에도 익숙하다는 듯 물끄러미 바라만 보기까지. 심지어 종업원인 오토메에게 플러팅을 하는 다자이나, 그런 다자이의 머리를 거침없이 때리고 목을 조르는 쿠니키타의 모습에도 당연한 일상을 보는 것처럼 흘겨보기만 할 뿐 별다른 말을 얹지 않았다. 그러나 아츠시가 다자이의 전직을 맞추려고 들 때, 다른 사람들과 달리 아츠시가 논하는 직업들을 다자이로 대입해 보면서 상상해 보는 모습이 보인다. 본래 다자이의 전직과 성정을 알고 있는 만큼 직업이 나열될 수록 이어지는 상상과 더불어 어울리지도 않는 위화감에 혼자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기까지.

 

사건 의뢰를 위해 사무실에 온 히구치에게 동반 자살을 권유하는 다자이와, 그런 다자이에게 주먹을 날리거나 문 뒤에서 거하게 때리는 쿠니키타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다른 이들에게 동반 자살을 언급하면서 치덕거리는 다자이가 익숙하다 못해 일상의 한 부분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뒤이어 아츠시가 임무에 나가고, 다자이가 사무실의 소파에 누워서 농땡이를 피우고 있을 때에는 맞은 편의 소파에 누워서 잠에 든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걸 목격한 쿠니키타는 레이에게 시선만 줄 뿐, 다자이의 헤드셋을 벗기고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보아 탐정사 일원들은 레이의 특수성인 수면에 대해서 일절 터치하지 않는 듯하다.

 

 

「다자이 군, 아직 남은 서류가 잔뜩이던데. 이러고 있다가는 쿠니키타 군에게 혼날 지도 몰라.」

 

「있지, 레이 씨. 이 세상에는 서류들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야. 가령 농땡이를 피운다거나……. ……농담이니까 그렇게 보지 말아 줘.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신이라면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빈둥거리는 것처럼 보여도 말이지. 나도 내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중이랄까, 뭐…… 그런 거야.」

 

「……아까 온 의뢰인을 의심하고 있기라도 한 거야?」

 

ー쿠니키타가 오기 전, 잠들기 전의 레이와 다자이의 대화 中

 

쿠니키타가 오기 전 일련의 대화를 나누면서 뒤이어 동반 자살에 관한 곡을 부르는 다자이를 게슴츠레하게 보다가 잠을 청한 것으로 보이긴 했으나, 사실은 잠들지 않았던 건지 다자이가 사무실을 나서는 것을 실눈으로 좇은 뒤에야 소파 등받이를 마주 본 상태로 자세를 고친 다음 눈을 감는다.

 

이후 아츠시가 뒷세계에서 70 억이 걸려져 있는 속칭 「인호」 라는 사실이 발각되고, 이를 우려하여 무장 탐정사가 입을 피해를 걱정하는 아츠시를 내심 파악하긴 하였으나 차마 말을 건네지 못한다. 그러나 무장 탐정사를 나설 거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었던 건지 멀리서 쿠니키타에게 작별의 의도가 담긴 인사를 건네는 것을 목격한다. 얼마 안 가 포트 마피아가 사무실을 습격할 즈음, 우즈마키에 있던 다자이와 달리 레이는 사무실에서 요사노와 함께 말단들을 걷어차면서 저지하다가도 돌아온 아츠시를 보고는 일순간 안도한 듯 "다녀 왔어?" 라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결국 포트 마피아의 습격이 정리된 이후, 안심한 듯한 아츠시가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는 덩달아 레이 역시 안심한 듯한 미소를 짓는다. 머물 곳을 찾으면서도 여기에 있어도 되는가, 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하던 아츠시에게 있어 과거의 자신을 비추어 본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지는 않았으나, 아츠시를 적지 않게 걱정하면서 내심으로는 결국 무장 탐정사에 발을 붙여버린 자신과 같이 아츠시 또한 여기에 머무르기를 바랐던 것.

 

포트 마피아와의 마찰이 빚어지기 시작할 무렵, 쿄카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로 마냥 편해 보이지 않은 기색이 은근히 드러난다. 레이의 신분인 신분이니 크게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동시에 늘 잠으로만 하루를 보내던 태도가 사그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끝내 쿄카가 무장 탐정사에 입사하게 될 때에는 다른 사원의 근처에서 답지 않게 쿄카의 주변에서 기웃거리면서 의외로 기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을 정도. 아츠시와 쿄카를 알게 모르게 챙겨 주면서, 본인이 받은 급여는 둘에게 줄 선물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하며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별 욕심이 없는 모습이 비추어진다.

 

풍파가 다소 잦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다자이와 원활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완전한 성인이 되었으며, 스스로의 길을 찾아서 걸어가는 다자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족하며 위안을 받는 모양. 청소년일 적의 다자이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었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끼긴 했으나, 현재는 그가 걸어나가는 모습만 바라보는 것만을 바라며 그것만으로도 안심을 느끼고 있다. 이제 레이는 다자이에게 의미가 깊은 존재가 될 수 없을 거라는 것을 이미 진즉에 느낀 만큼, 과거와 달리 한결 더 편하게 대하며 투닥거리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둘이 한껏 도드라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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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아이, 괜찮은 걸까요. 아무리 사람을 죽였다고 해도…… 그저 이용 당했을 뿐인 피해자일 텐데.」

 

「어쩌겠어. 너도 알고 있잖아? 쿠니키타는 자기 이상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거. 뭐…… 이례적인 가능성도 존재하긴 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리 좋은 처지가 되진 않겠네. 아마 경찰서에 자백하라는 식으로 설득할 법한 현실적인 판단과 행동을 할 테니까.」

 

「……역시, 한 쪽에만 치우쳐진 판단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이분법적인 사고는 오류를 범하기 쉽기 마련이잖아요. 이상도, 현실도. 쿠니키타 군은 이상을 바라지만 결국에는 현실주의자에 가까운 사람이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쿠니키타 군을 비난하거나 그의 사상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조금, 조금은 더 나은 선택지도 분명 존재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요.」

 

ー쿄카의 의식이 깨어난 후, 요사노와 레이만 남겨진 뒤에 나눈 대화 中

 

레이의 가치관이 일부분이나마 드러나는 대목 중 하나. 요사노와 함께 쿄카의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자신이 지워버린 「레이」를 문득 떠올리게 된다. 해당 부분에서 아직까지도 레이는 그 당시, 아무리 상대방의 부탁이라고 한들 조금은 더 나은 선택지를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아직까지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마 안 가 아츠시가 납치 당했다는 소식을 타니자키가 전할 무렵, 쿄카를 향한 걱정을 넘어 아츠시에 대한 악재까지 겹쳤다는 사실에 심기가 불편한 듯이 란포의 근처에서는 착신음만 울리는 휴대폰 화면만을 응시하고 있는다. 평소 같았으면 잠을 자면서 하루를 느지막하게 보내는 레이였지만, 이상하게도 바깥에 나갈 때마다 시덥잖은 내용의 메세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던 다자이조차 무소식으로 일관되자 심상치 않은 일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다. 

 

뒤이어 쿠니키타와 란포가 내리는 판단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한 켠으로는 납득할 수 없던 만큼 들고 있던 휴대폰을 닫은 채 입술을 깨물기만 한다. 그러지 않아도 이상과 현실 사이을 넘나들며 무엇이 옳은지에 대해 고뇌하던 참이었으나 나오미가 후쿠자와를 데리고 오자 드물게도 놀란 듯한 표정을 지은 채 눈만 끔뻑대는 모습을 보였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으나, 납득할 수 없는 이유의 근간을 알 수 없었던 레이에게 있어서 후쿠자와의 발언은 이상하게도 안심을 주었다. 아츠시의 구출을 최우선으로 여기라는 말을 통해 스스로의 판단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안도감을 느끼게 된 것. 본래의 레이라면 쿠니키타와 란포의 사고흐름을 이해하고, 그것을 당연시 여기게 될 터였지만 무장 탐정사에서 머물게 되는 과정을 통해 후쿠자와에게 상당히 감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본래의 성정을 일부분이나마 되찾게 된 것이 은연에 드러나게 된 셈.

 

 

「란포 군은 이 사단 속에서도 잘 자는구나. 신문이 그렇게 재미 없었던 거야?」

 

「그런 걸로 치면 네가 더 심하지 않아? 평소에는 이렇게나 시끌벅적해도 사장실에서 잘 자고 있었으면서. 오늘은 웬 바람이라도 분 모양인 건가? 으~음. 있지, 레이 씨. 사탕 하나만 줘. 난 딸기맛이 좋아.」

 

「……늘 생각하는 거지만, 란포 군은 가끔씩 무서울 때가 있다니까. 여기, 받아. 사람들이 그러는데…… 이 사탕은 딸기맛이 제일 맛있다고 하더라고. 다른 딸기맛 사탕들은 인공 감미료 향이 너무 강하거나, 아니면 어린이들이 먹는 물약 맛이 강하지만 이건 본래의 딸기맛을 잘 살려냈다고 했었어.」

 

「역시 단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미각이 뛰어나다니까. 고마워, 레이 씨. 나도 이 사탕에서는 딸기맛을 제일 좋아한단 말이지. 아, 레몬맛은 정말로 시니까 나중에 다자이 군한테 주는 건 어때?」

 

ー아츠시의 탈환을 위한 사무실의 소란 속, 둘이서 잡담을 나누는 中

 

사탕을 입 안으로 굴려대면서 녹여먹는 둘의 모습과 사무실의 소란이 퍽 대비를 이루고 있고, 자료들이 모아진 이후 쿠니키타의 브리핑이 이어지고 란포의 추리를 들으며 지도와 쿠니키타를 번갈아 본다. 손에 꼽을 정도로 상황이 막대하게 커진 연유로 일말의 불안과 걱정을 하긴 했으나 쿠니키타와 아츠시. 그리고 쿄카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본 후에야 괜한 우려를 했다는 듯이 조용히 웃기도 한다. 무엇보다 쿄카가 사무실에서 다른 탐정사원들에게 귀여움을 받고 있을 때, 레이 역시 그런 쿄카를 귀엽게 여기며 잔뜩 쓰다듬었을 정도. 그런 레이의 손길이 싫지는 않았던 건지 거부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레이의 옆에 붙어서 란포와 함께 포핀쿡을 구경하기도 했다.

 

그런 도중에도 여전히 다자이의 부재가 신경 쓰였던 건지, 아츠시와 켄지가 임무를 위해 나갈 때 같이 나가기도 했다. 무언갈 눈치를 채기라고 한 건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무장 탐정사의 숙소로 향하게 되는데.

 

 

「안녕, 레이 씨. 이렇게 보니까 엄청 오랜만이네.」

 

「역시 여기에 있을 줄 알았어. 다른 사람들은 네가 농땡이를 피우고 있는 줄 알고 있는 거 있지? ……그나저나 술을 얼마나 마신 거야. 알코올 냄새 좀 봐…….」

 

「으음. 당신이 보고 있는 술병의 술만큼? 한 번만 봐 줘. 이래 보여도 포트 마피아에 붙잡히고 온 참이란 말이야. 예전에 이야기 해 줬었던 츄야라는 녀석, 기억하고 있어? 정말 오랜만에 그 녀석을 보고 왔지 뭐야. 땅딸만한 키도 그대로고, 촌스러운 모자 센스도 여전하고. 별로 달갑지 않은 기억이 남아버려서 오늘 하루는 이렇게 술과 안주로 휴식을 취한 뒤에…… 내일 출근할 생각이야.」

 

ー다자이가 머무는 숙소에서의 대화 中

 

예상이 적중한 건지, 숙소 내에서 책이나 읽으며 빈둥거리는 다자이를 마주할 수 있었다. 오래 본 탓인지 다자이의 행동 범위를 어렴풋이 예상할 수 있더라도 확신을 가지지 못한 것에 비해, 보기 좋게 맞아 떨어진 상황과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마냥 웃으면서 평소처럼 붙어대는 다자이의 옆구리를 콕콕 찔러대기도 한다.

 

다자이의 행동에 대해 걱정하는 태도를 보이기는 해도, 이에 대해 나무라거나 크게 꾸짖지도 않는다. 그도 그럴게 옛날부터 그가 행했던 언행에는 그럴듯한 이유와 명목이 있었으며, 그를 이해하는 쪽보다는 방목하는 쪽에 더 가까운 편. 다자이가 어렸을 때에도 지내던 거처에 머무르던 것이 익숙했던 만큼이나 현재에 들어서도 숙소 내를 들락날락하는 것에 거부감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며, 다자이 또한 그런 레이와 피차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행동으로 들어난다. 이부자리 옆에 누워서 읽던 책을 구경하기도 하고, 또한 책을 읽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간간이 졸기까지.

 

 

「있잖아. 안 돌아가도 돼? 요사노 선생님이 걱정하실 텐데. 게다가 평소에도 돌아갈 시간이 되면 알아서 잘 돌아가더니…… 오늘은 웬일로 이렇게 졸고 있는 걸까. …… 자고 갈 생각으로 온 거지?」

 

「……응. 요사노 선생님한테는 미리 말해 뒀어. 오늘은 잠시 어디에 가야 할 것 같아서, 외박할 것 같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했으니까. 게다가 여기에 있는 게 마음이 편해. 뭐라고 할까, 익숙한 체향이 안심된다고 해야 할 지. 다자이 군은 나이를 먹어도 여전하구나 싶어. 예전에 폐컨테이너에서 잠을 이루던 때가 생각나기도 하고. ……안정 효과를 주는 디퓨저 같은 느낌?」

 

「레이 씨에게 있어서…… 나는 걸어다니는 디퓨저인 거야? 어떤 의미에서는 정말 너무한 발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당신이 머물고 싶다면야. 편하게 자고 가. 아니면 요사노 선생님과의 동거는 이제 그만두고 나랑 같이 지내는 건 어때? 2 년 전처럼 숨어지내는 것도 아니고, 원한다면 같이 지낼 수 있을 텐데.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레이 씨의 머리카락은 엄청 폭신폭신하게 생겨서 바디필로우처럼 안고 자면 좋을 것 같고.」

 

「그렇게 말하는 다자이 군도 나를 걸어다니는 바디필로우처럼 이야기 하고 있잖아. 어디에서 자도 상관 없기는 하지만, 이제는 요사노 선생님의 옆에서 자는 게 편해졌어. 더군다나 아침마다 머리를 빗어주는 게 하루의 행복으로 버릇이 들여져서…… 매일 아침마다 내 머리카락을 다자이 군이 대신 빗어줄 거라면 생각정돈 해 볼 수 있으려나.」

 

ー다자이가 머무는 숙소에서의 대화 中

 

졸고 있던 레이를 툭 건들더니, 겨우 잠에서 깬 뒤에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농이 섞인 대화 속에서는 간간이 웃음이 녹아져 있었고, 그 사이에 포트 마피아에서 있었던 일을 조잘거리는 다자이의 말을 경청해 주기도. 본디 어렸을 적부터 레이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했었던 만큼 버릇과 습관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듣는 입장인 레이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꺼낼 정도로 입이 가벼운 사람이 아닐 뿐더러, 말 그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기만 할 뿐인 편안한 상대로 정착된 만큼 허물없이 대할 수 있게 된 것.

 

다음 날, 다자이와 엇비슷한 시간에 사무실에 가서는 책상 위에 엎드려서 잠들어 버린다. 쿠니키타가 길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길드가 무장 탐정사의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에도 여전히 잠을 청하며, 이를 기점으로 레이의 수면 텀이 점차 길어지기 시작한다. 

 

 

4.3. 극장판 DEAD APPLE


오다 사쿠노스케와 츠네모리 레이의 비석이 같은 곳에 있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다자이와 함께 등장한다.
 
머지 않은 비석에서 각자의 성묘를 하는 도중, 그런 둘을 아츠시가 찾아 온다. 그러나 새로운 자살 방법을 찾겠다는 둥 변명을 꺼낸 채 탐정사로 향하지 않은 다자이에 비해, 레이는 아츠시를 따라 무장 탐정사로 향하게 된다. '이능력자 연속 자살 사건'에 대한 내용을 들으면서 일반인 신분인 자신이 들어도 되냐는 질문을 꺼내자, 무장 탐정사의 일원들이 당연한 게 아니냐는 식의 반응을 하기도 하였다.
 
그 날 밤, 안개가 요코하마를 전부 뒤덮기 시작했지만 전투계 이능력이 아닌 레이에게 있어 별다른 체감을 느끼지 못하다, 얼마 안 가 자신을 꼭 빼닮은 듯한 형태를 한 존재와 조우하게 되었다. 일순간 그 형태가 바로 자신의 이능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도망가려는 시도를 하려다가도 결국 붙잡혔으나 다른 이들과 달리 목숨을 노리지 않고 되려 보호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레이가 흡수했던 이능력들을 전부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던 만큼, 이능력을 사용해서 레이를 가둬둔 채 모습을 감추었다. 이후 사건이 끝났을 때에는 무장 탐정사로 향하였고, 그대로 과자를 먹으면서 포키 하나를 내미는 란포를 마주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4.4. 평행 세계


4.4.1. 외전 소설 ー Beast


일명 BEAST. 일본 한정 극장판의 특전 소설에서 외전으로 펼쳐진 AU 세계관이자, 아츠시와 아쿠타가와가 소속될 조직이 서로 바뀌는 일종의 IF 이야기가 주로 이루어져 있다.
 
『책』과 더불어 세계의 진실을 알게 된 평행 세계의 다자이가 걸어나가는 이야기인 만큼 원작과 다소 다른 분위기를 띄고 있다. 본래 포트 마피아에서 경력과 신분을 세탁한 후 무장 탐정사에 입사하였으나, 현 세계관에서는 포트 마피아에서 계속 몸을 담군 채 마피아 보스의 자리까지 올라가게 되는 과정을 거치기까지. 흐름이 바뀌어진 만큼 레이 또한 다소 변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본래 세계에서는 평화롭다면 평화로운 생활을 만끽하고 있었겠지만, 해당 세계관에서의 사정은 완전히 뒤바뀐다.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조차 존재치 않았던 레이였으며, 타인을 신경 쓸 여력조차 존재치 않았기에 다소 날카롭고 약자를 칼 같이 내칠 정도로 지독한 이성주의적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본래 세계와 동일하게 타인과의 관계를 이루기는 커녕 의사소통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은거해서 지내므로 뒤바뀐 사상과 가치관으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친 적은 거의 없다시피 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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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찾았다.」

 

「너, 나 알아?」

 

「그래, 잘 알고 말고. 자네는 나를 모르겠지만, 나는 자네를 아주 잘 알고 있지. 예측 못한 변수가 일어난 탓에, 예상하기에 조금 난관은 있었네만……. 뭐, 찾았으니 그걸로 된 거겠지. 결과가 좋으면 과정은 어찌 되어도 상관 없으니 말이야. 서론이 너무 길었나? 우리와 함께 따라가 줘야 되겠어. 말로만 해서는 순순히 따라올 것 같진 않으니, 다소 과격한 방식으로 데려가는 점에 대해서는 미리 사과해 두도록 할까.」

 

ー 첫 조우와 동시에 거동조차 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한 뒤의 대화 中

 

숲 속을 거닐던 중 자살 시도를 하는 다자이를 발견한 채 조심스레 살피는 것이 첫 만남이었던 본래 세계관과 달리, 처음부터 레이의 거처를 파악한 상태로 지나갈만한 곳을 예상한 다자이가 나무에 기댄 채로 기다리는 모습을 보인다. 얼마 안 가서 레이를 마주하게 된 다자이는 '드디어 찾았다.' 라는 말과 동시에 느긋한 태도로 레이의 주위를 서성이면서 일방적으로 말을 건다. 그러나 '츠네모리 레이'와의 만남이 없었다, 라는 평행 세계에 한해진 일종의 변수로 인하여 다자이의 기억 내에 존재하는 레이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 비추어진다.

 

본래 세계관의 모습과는 약간의 차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하얀 스웨터는 사라진 채 오로지 흑색으로 이루어진 차림새와 더불어, 아무리 조잘거린다고 해도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며 타인에게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 레이 역시 예상 내의 범주에 든 것인지, 이내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말을 꺼내면서 레이에게 숨겨둔 총구를 들이대다 곧바로 고쳐 잡은 채 발목을 향해 연발한다.

 

다자이에 의해 발목에 부상을 입자마자 주저앉은 레이를 포트 마피아에 데리고 오면서, 도망갈 수 없도록 발목에 족쇄를 채워둔 채 의자에 앉혀두게 된다. 애초에 총상으로 인해 걸을 수도 없는 처지인 것을 알면서도 행하는 다자이의 악취미에 반항을 하기도 하고, 욕지거리를 내뱉는 레이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방치하는 날을 보내게 되는데.

 

 

「여기서 나가게 해 줘.」

 

「안 된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해야 알아 듣겠나?」

 

「……그래, 몇 번이나 말해도 내보내 주지는 않겠지. 적어도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날 두는 건 어때? 네 낯짝을 볼 때마다 부아가 치밀어 올라서, 지금 당장이라도 이 창살에 주먹질을 해 버릴 수 있을 것 같거든. 아니면…… 이 방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어 줄까? 원하는 쪽을 골라 봐. 하나는 네가 보이지 않는 곳에 나를 두거나, 다른 하나는 여기를 마구잡이로 부수거나. 선택지를 내어 줄게.」

 

「둘 다 선택할 가치도 없는 답이군. 이즈음 되면 눈치채야 할 텐데, 현실에 눈을 돌리고 이토록이나 끈질기게 반항따위나 하고 있다니……. 할 수 있다면 해 보게나. 어차피 내가 있는 한 자네의 이능력들은 내게 통하지 않아. 내가 왜 자네를 여기에 뒀는지 알고는 있나? "내"가 원하고 있기 때문에 두고 있으니, 당연히 내 시야 범위 내에 둬야 마땅할 터. 스을 단념하도록 해. 만에 하나 여기서 나갈 수 있다고 한들, 그 다리로 무얼 할 수 있다는 거지? 치유 능력도 없는 그 몸으로 엉금엉금 길 생각인가? 정말, 상상하기도 싫어지는군. 그런 추태를 부리는 건 내가 아는 자네와 어울리지 않아.」

 

ー 감금 이후의 대화 中

 

이능력을 사용하기 꺼려하는 것과 동시에, 이능력이라는 요소자체가 다자이에게 있어서 아무런 위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날이 갈수록 험해지는 레이의 발언과 반항에도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자이의 『계획』이 진전되는 과정에서 방치되던 레이를 데리고 와서 곁에 두는 기행을 보이기까지 한다. 그 이후로 물어보지 않아도 알아서 조잘거리는 이야기의 내용에 의문을 품고 질문을 건네면, 의외로 즐겁게 대답을 하는 다자이였다.

 

부상으로 인해 움직일 수도, 벗어날 수도 없었던 만큼 다자이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될 수록 레이의 반항적인 태도가 사그라들게 되는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레이의 입장에서는 반항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걸 알게 된 것과 동시에, 이미 지칠대로 지친 만큼 다자이의 푸념과 혼잣말을 들으면서 그의 고뇌를 하나씩 알아가게 되는 나날을 보내는 듯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게 될 수록 부재가 잦아지게 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서 하루 일과를 수면으로 점차 채워가는 모습을 보인다.

 

레이가 자신의 근처에서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본래 세계의 기억으로 인해, 이에 영향을 받아 레이를 자신의 근처나 가까운 곳에 두기 마련이었다. 그 외에는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은 만큼 레이는 다자이를 '이상한 놈'으로 취급하면서 계속 저항했지만, 불필요한 피해 및 희생을 내고 싶지 않았던 만큼 단순한 협박에서만 그칠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더라도 레이를 담소 상대로 취급할 뿐인 다자이를 의아하게 여기고, 이를 조롱하는 식으로 구설수를 잔뜩 올리지만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 다자이의 모습에 결국 지쳐서는 반항하는 걸 포기하고야 만다.

 

결국 시간이 흐른 후 다자이가 일방적인 '계획'이 이루어지기 직전, 레이를 풀어주려는 다자이의 태도에 고마움을 느끼기는 커녕 증오를 느끼게 된다. 어떻게든 다자이가 있는 곳을 찾아내서 해당 장소로 향하지만, 다시금 조우하게 되면서 좋지 않은 결말을 앞두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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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를 데리고 온 목적은 바로 스스로의 삶을 편안하게 끝낼 수 있길 바라는 욕심에 기인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본래 세계의 다자이 역시 레이의 이능력의 존재를 어렴풋이 눈치챘지만, 해당 이능력의 자세한 부분까지 알지 못하는 것이 화근이었다. 처음에는 아츠시처럼 레이를 이용할 요량이었으나, 이능력을 완전히 간파한 이후에는 제아무리 오래된 시초의 이능력이라고 한들 무효화에 있어 예외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답지 않은 이기심으로 옭아맨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그저 충동에 불과했었던 이기심은 사그라진 채, 아츠시와 아쿠타가와에게 진실을 고하기 직전에 구속이 풀릴 수 있게끔 조정을 해 둔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못 걸을 줄 알았던 다리는 다자이가 모리에게 부탁한 교묘한 약물로 속인 걸 뒤늦게 알아차린 레이는 다자이가 있는 옥상으로 급하게 올라갔다.

 

 

「죽음으로서 회피하려는 비겁한 짓따위 하지 마. 단순한 네 욕심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를 끼쳤는지 그 두 눈으로 제대로 보란 말이야.」

 

「……그런 잔소리를 하러 친히 뛰어들어 준 건가? 멍청한 짓을 하긴. 이래서는 같이 죽게 생겼네만.」

 

「……살면서 너 같은 인간은 본 적도 없어. 완전 최악이야.」

 

「……그런가. '이 세계'에서도 당신의 바람을 이루어 주지 못해서 미안하게 되었어. ……레이 씨.」

 

ー포트 마피아 빌딩 아래로 추락 中

 

몰래 숨어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 다자이와 함께, 『책』과 관련된 내용은 세 명 이상이 알고 있으면 안 된다는 절대적인 불문율과 관련된 이야기를 엿들으며 충격에 빠진 채 아랫입술을 짓씹기도 한다. 끝내 몸이 기울어져 가는 다자이를 목격하자마자 곧바로 뛰쳐나와서는 구할 요량으로 따라 손을 뻗는 모습을 보이지만, 레이의 의도와 달리 다자이가 레이를 잡으면서 놓지 않는다. 동시에 지면에 부딪히기 직전에 "……역시, 네가 정말로 싫어." 라는 말을 건네자 평소와 달리 레이를 "자네" 가 아닌 "당신" 이라는 호칭과 더불어, 레이라는 이름을 지니지 않았음에도 본래의 성정을 지닌 이가 일순간 떠올리기라도 한 건지 평어체와 함께 "레이 씨" 라고 부르면서 본 세계관에서 이루지 못한 원치 않은 동반 자살을 이루게 된다.

 

다자이가 레이를 붙잡지 않았더라면 레이에게 삶을 강요하는 지독히도 징그러운 이능력이 생존을 위해 악착처럼 회복을 꾀하고, 최종적으로 꾸역꾸역 살아남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숨이 끊어질 때까지도 다자이가 레이를 붙잡고 있었던 만큼 이능력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한 채 결국 삶의 연쇄에서 벗어나게 된 것.

 
 
4.4.2. 문호 스트레이 독스, 떠돌이 개 괴기담 ー 학교 AU (미완성)


문호 스트레이 독스 -떠돌이 개 괴기담- 에서 다루는 일종의 번외이자 학교 AU.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분위기가 다소 강하며, 이능력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관.
 
나카하라 츄야와 비슷한 시기에 전학 온 레이지만, 본 세계관에서의 수명이 장대한 만큼 그에 반비례하여 현 세계관에서는 단명하는 운명을 지니게 되었다. 이능력자가 된 이후 풍파를 겪은 본 세계관과 달리 이능력자가 되지 않았기에 본래의 성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된 레이의 이야기를 위주로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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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실에 올 때마다 보는 얼굴이 네 얼굴이라니, 이젠 지겨울 정도인데……. 오늘은 또 어디가 아파서 온 거야? 겉만 봐서는 멀쩡해 보이는 주제에 침대 한 켠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오늘은 안 자는 건가?」

 

「……안녕, 다자이 군. 방금 깼어. 오래 잔 탓일까……. 아직도 나른해서, 금방이라도 다시 잠에 들 수 있을 것 같아. 이러면 안 되는데……. 나, 실은 아까도 수업을 듣기 위해 필사적으로 잠을 참았거든. 근데…… 내 의지랑 다르게 수마가 덮쳐서는 바로 잠들어 버렸어. 그것도 체육 시간에, 모두가 있는 곳에서 쓰러졌다고 하지 뭐야. ……여러모로, 정말 곤란하지.」

 

「어쩔 수 없지 않나? 기면증이란 건 그런 병이라고 하잖아. 뭐, 너 같은 경우에는 심해서 문제긴 하겠지만. ……그나저나 한 번 잠들면 되게 안 일어난다는 건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네. 쿠니키다 선생님이 잠든 너를 깨우려고 온갖 방법을 다 쓴 적이 있었는데, 무슨 짓을 해도 일어나지를 않더라. 죽은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숨은 쉬고 있으니까, 이질감이 들기도 했고.」

 

ー 학교 보건실 안에서의 대화 中

 

 

「이상할 정도로 오래 자는 녀석. 언제 한 번은 잠에 든 레이의 옆에 걸터 앉아서 뺨을 손등으로 툭 건들어 보기도 했었다. 부드러이 닿는 살갗과 달리 아무런 미동조차 않는 모습이, 묘한 불만을 부풀리기에 충분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 생활하는 데에 있어서는 실질적인 방해가 되지 않는 병들을 타고났다고 했던가. 남들보다 오래 자야만 하는 삶을 사는 건 도대체 어떨까. 그러한 잡념을 이어나가다 시선 끝이 맞닿는 백색의 머리카락을 쥐어보기도 하며, 보건실의 전등에 비추어 보기도 한다. 정신을 차렸을 때엔 입술에 닿은 머리카락의 존재를 깨닿자마자 단번에 떨구어낸다. 스르르 떨어지는 머리카락의 모습이, 아름답게 여겨지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ー 보건실에서 잠든 레이를 보는 다자이의 독백 中

 

 

「예상하긴 했지만, 역시 이 점수를 보니까 조금 슬프기는 하네……. 제대로 수업도 못 듣고, 잠만 자니까 당연한 결과긴 하지만. 다자이 군은 이번에도 전부 백 점이지? 정말 대단해. 공부 같은 거에는 별다른 취미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나 점수가 잘 나오다니. ……혹시 천재라서 그런 건가? 늘 쿠니키다 선생님의 약점을 쥐어서 농땡이나 피우면서 일탈을 즐기는 다자이 군이 이런 점수를 받다니, 조금은 부러울 지도……」

 

「딱히 천재라거나, 그런 말을 들어도 기쁘지 않단 말이지. 이번에도 처참한 점수네. 그것보다, 슬프다고 말한 것치고는 잘도 웃고 있지 않아? 내가 말하는 것도 우습게 들리긴 하겠지만…… 정말 특이하다니까.」

 

「어쩌겠어. 이게 내 운명이라면 포용할 수밖에 없잖아? 다자이 군처럼 타고난 거라고는 하나도 없는, 범인이긴 해도……. 다른 사람들이 당연시 여기는 일상을 살아가지 못하더라도, 그저 그게 끝이야. 나에게는 소중하고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어 주니까…… 이걸로 만족할 수 있어. 성적이 낮아도, 나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으니까.」

 

「뭐, 어때. 성적은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하니 상관 없으려나. 내 생각보다도 훨씬 더…… 뭐라고 하지. 머리에 꽃밭으로 가득 찬 것 같네. 지나치나 낙관적이지 않아? 보통 너 같은 처지에 처한 사람들은 비관적이다 못해 염세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던데. ……그나저나 여기서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낙제하는 거, 알고는 있겠지. 이대로 점수가 계속 낮아졌다가는 유급을 면하지 못할 걸? 뭐어, 네가 원한다면 아주 조금 정도는 가르쳐 줄 수 있는데. 너, 공부를 안 한 게 아니니까. 기본적인 머리는 있는 것 같으니 도와 줄게.」

 

ー 교실에서의 대화 中

 
 

 
 

5. 인간 관계


  • 다자이 오사무

모리 오가이 다음으로 다자이를 오래 본 사람. 아니, 어쩌면 작중 인물 내에서 다자이를 가장 오래 마주한 사람일 지도 모른다. 그의 자살 시도를 목격하고, 모리와 달리 그를 구하고 싶다는 마음을 행동으로 직접 행한 몇 없는 사람.

 

그러나 레이에게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쳐서도, 끼쳐서도 안 된다는 불문율의 불안을 품고 있었던 만큼 흐지부지해진 묘한 관계를 지녔다. 다자이가 어렸을 시기에는 나름 어울려 주기도 했지만 현재는 방관자의 포지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살아가는 의미는 스스로가 걸어나가면서 직접 찾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레이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 중 한 명으로 낙인이 찍힌 모양. 이에 근거하여 깊게 잠드는 편인 레이에게 있어서 유독 다자이의 손길에만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다른 이들과 달리 다자이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을 필요하다고 여길 때에는 언제든지 수마를 뿌리치고 일어날 거라는 의지가 무의식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 요사노 아키코

무장 탐정사에 발을 들이게 된 이후, 함께 지내면서 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 의외로 레이가 존댓말을 사용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기도 하며, 요사노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이는 요사노와 레이만 알고 있는 사실이며, 이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인 적은 없다.

 

매일 아침 요사노가 잠들어 있는 레이를 깨우고, 비몽사몽한 상태의 레이를 일으키고 머리카락을 빗어주는 식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 때 운이 좋다면 무의식에서 완전히 벗어난 레이를 데리고 사무실로 출근하는 편. 아주 가끔씩 레이의 본래 복장이 아닌 블라우스 계열의 여성복을 입고 있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요사노의 작품이다. 꾸미는 데에 영 관심 없는 레이를 데리고 쇼핑몰에 데려간 것이 화근이 되었으며, 어느 순간부터 레이의 옷을 골라주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을 정도. 최근에는 레이의 머리카락을 다듬거나 묶는 것에 재미 들린 것으로 보인다. 의외로 당사자 또한 크게 거부하지 않는 걸 보아하니 요사노와 함께 지내는 순간자체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 이즈미 쿄카

 

  • 후쿠자와 유키치

 
 

6. 여담


 

 

7. 둘러보기


첫 만남부터 현재까지를 다룬 관계 타로
 
https://confusional.tistory.com/2

 

ⓒ @sinsuncomm : 관계 타로

 

confusional.tistory.com

 

 

 

7.1. 모티브 및 영향 받은 창작물 목록


#크림힐트_(Kriemhild)_니벨룽의_노래_(The_Song_of_the_Nibelungs)

#기면증 #인본주의_사상 #낙관적_허무주의 #해리성_정체성_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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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0Uhh62MUEic?si=AvnoqTtgf1FhLpjQ

One Last Kiss

처음 당신을 봤던
그날 움직이기 시작한 톱니바퀴
멈출 수 없는 상실의 예감
이미 잔뜩 있지만 하나 더 늘려가자

외롭지 않은 척을 하고 있었어
그런 건 피차 일반인가
누군가를 원하는 건
결국에는 상처 입는 일이었어


https://www.nicovideo.jp/watch/sm990516

 

【Hatsune-san】Cactus and Mirage【Original】

【Hatsune-san】Cactus and Mirage【Original】 [音楽・サウンド] ■若干哀しい曲です ■若干騒がしい曲→sm6357091 ■若干寂しい曲→sm6091205 ■若干地味な曲→sm395782...

www.nicovideo.jp

 

너를 만나기 전에 하얀 옷에 얼룩이 진
붉고 붉은 거짓말 탓에 정말 싫어하게 된 말
단 두 글자의 그 말을 이제 잊어버리려고 했더니
가시 투성이의 몸이 되었어

너는 웃어
가는 팔을 펼치고
이제 오지 않을 "만약"을 그저
나에게 전해

 


https://youtu.be/jmKRgqWGrWc?si=v790yYHbW5DjByZ3

Beautiful World

신문 같은 건 필요 없어
중요한 내용은 실려있지 않거든
요즘 컨디션은 어때?
잘 지내고 있다면 그다지 상관 없지만

내 세계가 사라질 때까지 만날 수 없다면
네 곁에서 잠들게 해 줘 어디라도 상관 없으니까
덧없이 흘러가는 날들 속에서
마음이 변덕스러운 건 어쩔 수 없지


https://youtu.be/iSP5zZBF6_4?si=cMHl9n7zMEYbi5dF

No Pain

지금이라도 얽히고 설켜
바보 같이 시달려서 일어나
지키고 싶은 손을 잡고 눈을 감아
과거와 미래에는 더 이상 미련 없어

천국에 가지 못하는 걸 알면서도
여기에 서 있어
이런 기분이 될 거라면
이 감정이 없어지면 좋을 텐데


https://youtu.be/zzbS0p0r8Ug?si=FZTJiZ_kcGrzM7zn

アングレカム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리면 이 감정도 버릴 수 있는 거야?
낭비한 시간마저 잃어버리고 마는 게 두려웠어
꽃에 물을 줄 수 있게 된 만큼 나아졌다고 해야 하는 건가?
잊고 싶다면, 내가 죽여 줄게

사라지는 네 온도가 여전히 내가 맞을 내일에 목숨을 쏟는다 해도
거짓 뿐에다가 더럽고 추해서 모두가 입을 닫는 이 세상의
일부가 되는 것만을 나는 용납할 수 없었어
그저 용납할 수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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